강백호는 어떻게 무명의 포지션임에도 불구하고 연봉 7억 원에 달하는 초대형 계약을 체결했을까요?
프로야구 KT 위즈가 지난 25일 발표한 2025시즌 선수단 연봉 계약에 따르면 강백호는 종전 2억9000만 원에서 141.4%(4억1000만 원) 인상된 7억 원에 연봉 계약을 체결했다. KT 구단은 “강백호가 구단 역사상 최고 인상률과 최고 인상액을 기록했다”라고 밝혔다.
서울고를 나와 2018년 신인드래프트에서 KT 2차 1라운드 1순위 지명된 강백호는 2023시즌을 앞두고 데뷔 첫 연봉 삭감의 쓴맛을 봤다. 2년차 1억2000만 원을 시작으로 3년차 2억1000만 원, 4년차 3억1000만 원을 거쳐 5년차 5억5000만 원으로 승승장구했지만, 2022시즌 발가락과 햄스트링을 다쳐 62경기 타율 2할4푼5리 6홈런 29타점의 저조한 기록을 남겼고, 그 결과 47.3% 삭감된 2억9000만 원에 도장을 찍었다. 토토사이트
초심을 되찾고, 그 어느 때보다 의욕적으로 스프링캠프에 임한 강백호. 그러나 각종 논란에 재기 의지가 꺾였다. 2023년 3월 WBC(월드베이스볼클래식) 세레머니사, 5월 잠실 LG 트윈스전 아리랑 송구 등 의도치 않은 불행이 거듭됐고, 극심한 정신적 스트레스까지 호소하며 6월과 8월 경기 출전 없이 온전히 휴식을 취했다.
마음의 병을 치유한 강백호는 포스트시즌 또한 그 어떤 선수들보다 열정적으로 준비하며 두 번째 우승반지를 꿈꿨다. 그러나 너무 의욕이 앞섰을까. 플레이오프를 대비한 자체 청백전에서 스윙 도중 우측 내복사근이 손상되며 가을야구 출전이 좌절됐다. 당시 이강철 감독은 “내가 그렇게 세게 치지 말라고 했건만…”이라며 아쉬움을 감추지 못했다.
강백호의 2023시즌 성적은 71경기 타율 2할6푼5리 8홈런 39타점 32득점 OPS .763. 62경기 타율 2할4푼5리 6홈런 29타점 24득점 OPS .683을 남긴 2022시즌과 크게 다를 바 없는 기록이었지만, KT 구단은 강백호의 연봉 동결을 결정했다. 토토사이트
다시 절치부심을 외친 강백호는 지난해 마침내 천재타자의 면모를 되찾았다.
데뷔 처음으로 전 경기(144경기)에 출전해 타율 2할8푼9리 159안타 26홈런 96타점 92득점 OPS .840으로 활약, 팀의 기적의 준플레이오프 진출에 힘을 보탰다. 데뷔 시즌(29개) 이후 6년 만에 25홈런을 때려냈고, 2021시즌(102타점) 이후 3년 만에 95타점을 돌파했다.
강백호는 그 동안 타격에서 천재성을 발휘한 반면 수비에서는 외야수와 1루수를 오가며 방황을 거듭했다. 2020년과 2021년 2년 연속 1루수 부문 골든글러브를 차지하기도 했지만, 수비는 늘 천재타자의 가치를 깎아내리는 마이너스 요소였다. 수비에서 확실한 역할을 부여받지 못하며 20대 중반이라는 젊은 나이에 지명타자 출전이 잦았다.
이강철 감독은 그런 강백호에게 작년 3월 말 돌연 포수 전향을 제안했다. 주전 포수 장성우의 뒤를 받칠 백업 고민이 가중된 상황에서 서울고 시절 포수와 투수를 겸했던 강백호를 제2의 포수로 육성하는 결단을 내렸는데 이는 강백호에게 ‘신의 한 수’가 됐다. 포수 전향 첫해임에도 30경기 169⅔이닝이라는 제법 많은 시간 동안 포수 마스크를 쓰며 두각을 드러냈다.
그럼에도 2025시즌 연봉 7억 원은 그 누구도 예상하지 못한 금액이다. 강백호가 지난해 포수 전향과 함께 간판타자 클래스를 회복한 건 맞지만, 그 동안 강백호 연봉 협상에서 진통을 겪어온 KT이기에 인상률 141.4%라는 수치가 낯설게 느껴진다. 토토사이트
이는 예비 FA 프리미엄으로 풀이된다. 강백호는 2025시즌을 건강하게 마치면 대망의 FA 자격을 얻는다. 프로야구 대부분의 구단들은 FA 권리 행사를 앞둔 간판선수의 이적을 대비해 직전 시즌 연봉을 높여 선수의 등급과 보상금을 높인다. 예비 FA 선수가 연봉 협상에서 프리미엄 효과를 누리는 셈이다.
강백호는 올해 연봉이 7억 원까지 치솟으며 다음 스토브리그에서 FA A등급에 속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실제로 강백호가 A등급으로 분류될 경우 타 구단이 강백호를 영입할 때 원소속팀 KT에 보상금 14억 원(연봉 200%)과 보호선수 20명 외 보상선수 1명 또는 보상금 21억 원(연봉 300%)을 지불해야 한다.
벌써부터 FA 계약 규모가 100억 원이 거론되고 있는 강백호다. KT의 천재타자를 영입하려면 상당한 출혈을 감수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